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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지내냐?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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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: 2016-06-14 12:05 |
글쓴이 : 친구 조회 : 3,866 |
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ㅋㅋ 살만하냐 거긴?
친구로 지낸지 근 20년이 다 되었는데 변변치않은 안주에 소주 한 잔 기울일수 없네(니 온다고 밀러도 사다 놨었는데 ㅋㅋ) 니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욕도 하고 이해도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받았을 고통과 내가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는 미안함이 자꾸 맴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뭐 그리 야박해서 ㅋㅋ못해줬을까? 이 새끼 내가 존나 미웠겠군 늦은 밤 술 먹자고 불러도 싫다고 한번 한 적 없었고, 친구랍시고 싫은 소리 해도 다 자기 잘못이라는 착한 새끼 담배가 삶의 유일한 낙이라고 했는데 거기 가면 담배 없을 텐데 친구야 급해서 담배도 못 챙겨갔겠군 나중에 잔뜩 싸 들고 갈 테니 좋은 곳 많이 알려주라 창창한 10대에 너를 만나 나 역시 너만큼 힘들었었는데 너도 잘 알지? 그때마다 친구랍시고 이런저런 주저리 주저리 떠들면서 잘 이겨냈는데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받았던 걸 되돌려주진 못했구나 친구야 아직 니가 없다는 것이 믿기지는 않다만 아니 부정하고 싶다만 가끔씩 나도 모르게 걸던 전화에 없는 번호라 하면 너를 보내야 된다는 현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. 니 말대로 거기 가서 편안해지길 바라고 잠도 푹자고 걱정도 좀 내려놓고 다 좋은데 보고 싶을 땐 어쩌냐 친구야??? |